[2012년 1학기 1차] 엄마의 뒤 늦은 공부에 대해...아이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윤경숙 장학생
2012.05.16|조회수 : 2,502
봄맞이 대청소 중,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장학생이 되었다는 전화였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생각도 못해 봤습니다.
저는 50이 넘은 아줌마입니다. 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취직은 힘들겠지만....‘뭐, 보육교사! 그까짓꺼!!!’ 참 쉽게 생각하고, 아니 뭘 몰라, 무식이 용감하여 등록을 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식을 키웠는데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등록을 하고 수업이 시작되자, 아차! 싶었습니다. 낯설고 생소한 용어들, 이해했다 자신했던 것도 돌아서면 깜빡하는 아줌마 건망증... 그래서 한가지 만 생각했습니다.
교재와 수업.
열심히 수업을 들었습니다. 아동문학은 수업 중 교수님이 언급한 그림책들은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고 다시 수업을 듣고 교재를 보았습니다. 아동발달 이론을 배울 때는 특히 더 어려웠습니다. 아기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살펴주면 되는 거지... 뭔 이론이 이렇게 복잡한지, 이런 이론 하나도 몰랐지만 다들 자식 잘 두었다 부러워하는데... 아니었습니다. 아무 문제없이 잘 자라 준 아이에게 고맙다 인사를 해야 했던 것이었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후회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이런 공부를 했었다면 우리 아이에게도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론들이 외워도, 외워도 이게 저거 같아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론들에 영향을 주었다고 교수님이 언급하신 루소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수업을 듣는 데는 별 지장이 없었지만 그가 쓴 ‘에밀’도 빌려 읽어 보았습니다.
‘스스로 병을 고칠 줄 모르니 어린아이는 병을 앓는 법을 배워야한다.’
‘인간의 교육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알아듣기 전에 인간은 이미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험은 가르침에 앞선다.’
요즘의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많은 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노력이 도움이 되어 조금씩 강의 내용이 다가 왔습니다.
처음 7과목이나 들어야 했던 수업도 힘들었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은 돌아서면 치는 것 같았고, 과제에 토론에 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꾀가 나고 하기가 싫어지면 제가 늘 아이에게 하던 잔소리를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잘할 수 있는데.... 왜? 정말 최선을 다했니?’
아이를 대신해서 저 자신에게 자문 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 한 거야?
아니었습니다.
다시 힘을 내어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모르고 어려운 것이 많아 좋았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책도 찾아 읽어볼 수 있었고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 시간이 나에게 준 경험을 가지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끔 다 잊어버린 것 같았던 아이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며 그때 잘 몰랐던 아이를 지금 이해하고 혼자 웃기도 했습니다.
날이 더워지고 이제 여름이 오면 방학을 맞아 아이가 옵니다.
엄마의 뒤 늦은 공부에 대해...아이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말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