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5일 늦은 오후, 한 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이야기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니 메일을 확인하라는 문자였습니다. “어머 웬일이야.” 놀라워서 어안이 벙벙했지만 새해 시작하고 가장 기쁘고 즐거운 소식이었습니다. 장학생 수상 소감을 보내라는 내용에 부끄럽지만 몇 자 적습니다.
저의 이야기와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되었습니다.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하는 모임에 맏언니가 한 분 계십니다. 그 분은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인 지금까지 쉬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우리 일행은 “뭐하려고 지금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요?”하며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그 분이 공부해온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은 존경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성장하고 부부만의 삶이 시작되어가는 나이에 그냥 삶에 안주하기 보다는 꾸준히 자신을 성장하고 단련하는 길을 선택한 그 분의 모습을 보면 내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나도 안주하는 노후보다는 일하는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추천해 준 ‘이야기평생교육원’에 등록하고 사회복지사 과정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설레임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토론이며 과제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거치면서 이것이 만만치 않음을 느껴갔습니다. 원격으로 하는 만큼 시간이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1학기에는 8과목을 수강해야 했기 때문에 정해진 출석 시간에 맞춰서 강의를 듣고, 제 시간에 토론에 참여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하는 것은 늘 빠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리타임으로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집안 일도 병행해야했기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었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과제 제출 마감 기한이 닥쳐서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후회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충 할 수도 없었습니다. 토론 주제가 나오면 인터넷을 뒤져서 관련 자료를 찾아서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했으며, 과제 하나도 내 힘으로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도서관 자료며, 학습자료 등을 찾아서 읽어보고 검토하고 그렇게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한 과목은 너무 잘 작성하고 싶은 마음에 최종 검토하고 제출하려 했지만 마감 시간이 당일 12시까지라는 점을 깜박해서 미제출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때는 얼마나 허탈했던지... 어쨌든 1학기를 그렇게 힘겹게 보내고 터득한 노하우로 2학기에는 좀더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실습이 겹쳐서 잠깐 숨가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5과목만 수강했기에 출석 수업도 토론도, 과제물 제출도 좀더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2학기 2차 장학금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네요.
어느 덧 제 나이도 4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지만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사회에 대한 안목과 시야가 넓어졌구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항상 늦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현장실습교육을 받았던 조선대 교육생들, 같은 기관 실습생들 등 좋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야기에서 처음 잘 상담해주셨던 상담플래너분이 교체된 것은 아쉬웠지만 항상 제 시간에 학습 안내를 해주신 담당 선생님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저처럼 뒤늦게라도 이야기를 통해서 또 다른 인생의 기회에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믿고 열심히 공부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체계가 잘 잡혀있고, 실습기관의 연계도 잘 되어 있으니 믿고 상담하시고, 공부해 보세요.
저를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복지사의 길로 이끌었던 그 분은 벌써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저도 곧 자격증이 나오면 그 분을 뒤따라 사회복지사의 길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꿈을 꾸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하지요. 꿈을 쫓아 이야기를 만나신 분들, 모두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